열린예배찬양콘티(18122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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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영백 | 작성일 18/12/19 (23:50) | 조회수 2587 |
금주(2018년 12월 23일)의 찬양콘티를 올립니다.
저 들 밖에 한 밤중에(D major)
오늘은 여러 가지로 정말 바쁘게 보낸 하루였습니다. 연말이 다가 오면서 여러 바쁜 일정들이 겹쳐서 회사 내외에서 6건의 회의를 마치고 저녁에는 온양으로 문상을 다녀왔습니다. 처음에는 혼자서 문상을 다녀오려고 하다가, 아내와 함께 어머니를 모시고 다녀왔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어머니가 집에 혼자 계시는 것을 싫어하였었는데, 그것이 알츠하이머 때문이라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로는 불가피하게 저녁에 아내와 함께 외출해야 할 때는 어머니를 모시고 다니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어머니의 이상한 – 낮이나 밤이나 집에 혼자 계시는 것을 못 견뎌 하시고, 이전과 달리 아주 사소한 일에 역정을 내기도 하시고, 늘 온순하고 남을 잘 배려하셔서 누구하고도 부딪히는 일이 없으시던 분이 다툼을 일으키시고, 뭔가를 자주 깜빡하시고, 심지어 길을 잃기도 하시는 – 행동이 몹시도 당황스럽고 이해할 수 없어 화를 내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어머니가 병으로 약해지셔서 나타난 증세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것을 받아 드리기까지 꽤나 시간이 필요하였습니다. 오늘도 어머니를 모시고 문상을 다녀오면서, 하루 종일 주간보호센터에 계시다 오셔서 그대로 문상을 다녀오시는 바람에 많이 피곤하실 텐데도 아들, 며느리와 함께 나들이(?)를 다녀오는 것처럼 즐겁고 행복해 하시는 어머니를 뵈며 4년 전 일이 생각나 그때 적어두었던 글을 옮겨봅니다.
오늘(2014년 7월22일) 어머니의 장기요양 등급이 나왔습니다.
그러던 중에 교회 집사님이 하시는 주간보호센터에 봉사활동(?)을 가장하며 어머니를 모시고 가기 시작했습니다. 요양병원을 겸하고 있어서 입원해 계신 노인들을 위하여 기도하시고 말벗이라도 되어 주시라고 설득하였습니다. 그렇게 가시기 시작해서 몇 번의 고비가 있었지만 이제 아침이면 의례히 센터로 가시기 위하여 준비하십니다. 기도를 해주러 가신다는 것 때문에 어머니는 그곳을 기도원(?)이라고 하십니다. 센터를 그냥 이용하려면 한 달에 약 100여만 원의 비용이 들어갑니다. 그래서 보험공단에서 시행하는 노인장기요양 급여를 받기 위하여 등급 신청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등급 심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등급 신청을 하면 공단 직원이 방문해서 면담 조사를 하고 병원에서 의사소견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면담조사를 받는 장소가 거주지의 행정구역과 달라서 한 번의 연기 끝에 어머니가 다니고 계시는 요양센터에서 심사를 받기로 되었습니다.
심사를 받기 위해 센터로 가보니 어머니께서 휠체어에 앉아 계시는 것 입니다. 요양센터의 간호사 말이 어머니가 거동이 불편하시다고 해야 등급을 잘(?) 받을 수 있다는 것 입니다. 사실 어머니는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81세의 나이에 맞지 않게 늘 곱게 화장을 하시고 목걸이, 반지, 팔지 등의 액세서리로 단장을 하시고 깔끔하게 차려 입은 데다 등도 꼿꼿하시고 걸음걸이 말씀하시는 것 어느 것을 보아도 어머니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그런 어머니를 거동이 불편하신 것으로 위장을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등급이 안 나와서 어떤 불편한 문제와 부담이 생긴다 하더라도 그렇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거동에 아무 문제가 없으신 어머니를 거동이 불편한 것처럼 거짓말을 하는 것도 어머니께 죄송하고 등급을 받기 위해 그런 거짓말을, 결국 돈 때문에 거짓말을 한다는 것이 제 신앙 양심상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못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냥 현재 어머니가 갖고 계신 약한 부분과 저희 가정에서 그런 어머니 때문에 갖고 있는 부담과 아픔을 사실 그대로 얘기하는 것으로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공단 직원이 오고 어머니의 면담 심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울 어머니 몇 년 전 처음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을 때보다 훨씬 우수한(?) 성적으로 면담을 하셨습니다. 면담 중에 갑자기 아무런 연관이 없는 단어 3개를 말해 주고 조금 있다가 뜬금없이 그 단어를 물어보는 테스트도 모두 맞춰버렸습니다. 몇 년 전에는 하나도 못 맞추셨는데... 심사를 다 마치고 공단 직원은 솔직히 등급 받기가 어려워 보인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공단직원이 묻는 말에 사실대로 지금까지 어머니의 이상 행동으로 저희가 겪은 일들과 염려를 있는 그대로 얘기했습니다.
그런데 등급이 나왔습니다. 주간보호센터를 이용할 경우 본인 부담액이 20%인 5등급을 받았습니다. 정직한 방법으로 대응을 했는데, 가장 아름답게 하나님께서 문제를 해결해 주셨습니다. 정직한 방법으로 정직하게 대응하도록 지켜 주시고 그럼에도 필요한 것을 공급해 주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사실 기존의 3 등급 체계로는 어머니는 등급을 받으실 수 없는 조건입니다. 그런데 금년 7월 1일부터 치매에 관한 등급을 추가해서 노인들에 대한 장기요양급여가 5등급 체계로 바뀌면서 어머니도 등급을 받으실 수 있게 된 것 입니다. 아마도 어머니는 신설된 5등급을 받으시는 첫 번째 대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7월 1일부터 시행하고 매월 2회에 거쳐 등급심사위원회가 열린다고 하니, 어머니는 7월의 첫 번째 등급심사위원회에서 심의를 받으신 셈입니다. 정말 예기치 않은 가운데-교회에 노인대학에 오셨던 어머니께서 예상 밖의 행동을 하시는 바람에- 아내의 마음을 감동하셨고, 마침 주간보호센터를 운영하시는 집사님과 집사람이 만날 수 있게 하셔서 주간보호센터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서 등급신청을 진행하게 되었는데, 정말 모든 일이 가장 딱 맞는 시간에 처리되었습니다. 정말 정확하시고 모든 것을 세밀히 간섭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