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예배찬양콘티(18110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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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영백 | 작성일 18/11/01 (11:51) | 조회수 2420 |
금주(2018년 11월 4일)의 찬양콘티를 올립니다.
나는 예배자입니다(F major)
지난 주 유럽지구의 목자 교육시간에 어릴 적 부모님과의 관계를 되돌아보며 그 관계에서 어떤 상처나 아픔이 있었는지 테스트를 해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어릴 적 기억이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기도 하지만 아무리 기억을 되돌아보아도 어느 순간 부모님에게 매를 맞거나 혼이 나거나 욕을 먹거나 험한 소리를 들은 기억이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아니 어떻게 그렇게 부모님으로부터 오롯이 사랑과 절대적인 지지와 인정을 받으며 지내 왔는지 생각할수록 신기하기도 하고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저라고 특별한 아이는 아니었을 텐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저 또한 한 번 두 번 어머니 지갑에서 살짝 돈을 꺼내 만화방에 갔다가 들킨 적도 있고 그 외에도 바르지 못한 행동을 분명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매를 맞거나 상처로 남을 만한 심한 꾸지람이나 말을 들은 기억조차 없습니다.
1970년 대 중반에 부산에서 2층 양옥집을 갖고 있을 만큼 넉넉했던 살림살이는 중학교 시절부터 서서히 어려워지기 시작해서 고등학교와 대학을 다닐 때는 등록금을 제 때 내지 못하고 빚을 내거나 대출을 해서 등록금을 내야 했구요. 어떨 때는 학교 갈 차비가 없어서 학교를 결석하기도 하고 단칸방에서 먹을 것도 입을 것도 넉넉지 않아서 힘들게 살아야만 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그 시절의 기억이 제게 아픔이나 상처로 남아 있지 않습니다. 아무것도 집에 없어도 그 상황이 부끄럽고 창피하거나 부모님을 원망하지도 않았습니다. 되돌아보면 그 시절에도 저는 전혀 가정형편 때문에 기가 죽지도 의기소침해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것은 어쩌면 제가 가지고 있던 부모님에 대한 신뢰와 기대, 그리고 부모님으로부터 받고 있던 사랑과 신뢰와 기대가 저를 단단하게 지탱해 준 것 같습니다.
부모님은 제가 그 어려운 형편 가운데서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하지 않고 그 시절에 흔치 않게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마치기까지 어려운 가정 형편을 생각해서 공부 그만하고 취업해서 돈을 벌라고 하신 적이 한 번도 없으셨습니다. 대학에 갈 때에도 공부 그만하게 하고 공장이라도 다니게 해서 빚을 갚으라는 주변 사람들의 소리가 없지 않았지만 그저 저를 믿어 주시고 제가 가는 길을 지지해 주셨습니다. 저의 청소년 시절에 시작된 가정의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부터 벗어나기 까지 20년 이상의 세월이 걸렸지만 오히려 저는 그 어려움으로 인하여 재정적 문제와 사람에 대하여 조금은 더 폭넓은 이해와 관대함을 갖게 되었으니 감사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하여 온 가족이 믿음으로 연합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니 이 또한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지난 세월 동안 부모님께서는 제가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늘 그 결정을 지지해 주셨습니다. 그런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사랑과 격려와 인정과 지지가 오늘에 저를 만들었습니다. 제가 부모님을 선택한 것이 아닌데 하나님은 저에게 최상의 부모님을 허락해 주셨습니다. 정말 좋으신 부모님을 통하여 저의 성품과 여러 재능들을 물려받게 하시고 믿음의 결단으로 신앙을 전수해 주시고 끊임없는 기도로 저를 지켜주셨습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저는 부모님께 참 많은 것을 받았습니다. 무덤덤하게 지내던 부모님에 대한 감사가 뜨겁게 솟아납니다. 그리고 그런 좋으신 부모님께 저를 보내셔서 부모님의 좋은 DNA를 저에게 전수해 주시고 믿음으로 자라게 하시고 어려움 가운데서도 믿음을 지켜 오늘에 이르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 감사, 감사할 따름입니다.
좋은 부모를 선택할 수 없지만 좋은 자녀가 되는 것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좋은 부모를 선택할 수 없지만 좋은 부모가 되는 것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좋은 남편을 다시 선택할 수 없지만 좋은 아내가 되는 것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좋은 아내를 다시 선택할 수 없지만 좋은 남편이 되는 것은 선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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