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예배찬양콘티(1504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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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영백 | 작성일 15/04/02 (09:38) | 조회수 4800 |
금주(2015년 4월 5일)의 찬양콘티를 올립니다.
즐겁도다 이 날(G major) 우리가 이 일에 증인 되었으니(G major) 생명 주께 있네(G major) 영광의 주님 찬양하세(A major) 주 하나님 독생자 예수(A major)
저는 스포츠 중에서 야구를 제일 좋아합니다. 또 다시 프로야구의 시즌이 와서 저는 야구와의 날선 신경전(?)을 벌여야만 합니다. 야구에 대한 뉴스를 확인하고 제가 응원하는 프로야구 팀의 중요한 시합은 챙겨 보기도 하고 아니면 하이라이트라도 봐야하고... 이렇게 저를 유혹하는 야구와 관련한 여러 볼거리들과 시간을 붙들고 씨름을 해야 합니다. 그밖에 축구도 배구도 족구도 배드민턴도 탁구도 농구도 하는 것 보는 것 모두 좋아합니다만 야구만큼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어제 마침 국가대표 축구팀의 평가전이 있었습니다. 제게 그리 관심을 끄는 시합은 아니었습니다만, 전 후반 경기 사이에 진행된 한 선수의 축구 국가대표 은퇴식이 남다른 관심을 갖게 하였습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만들었던 선수들 중에 한 사람인 차두리 선수의 은퇴식이 어제 있었습니다. 차두리는 대한민국이 낳은 불세출의 축구스타 차범근의 아들입니다. 그는 축구선수로 어쩌면 참 힘들고 어려운 길을 걸어온 사람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차범근의 아들로 태어났다면 어쩌면 축구선수가 되는 것이 운명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것은 참 가혹한 운명이었습니다. 마치 도저히 넘을 수 없는 거대한 산이 가로막고 있고 뒤는 가파른 낭떠러지가 버티고 있는 좁은 산길을 오르는 형국이라고 할까요. 아무리 잘 해도 아버지를 넘을 수 없는 좌절감, 그리고 조금만 부진해도 여지없이 날아드는 질책, 차붐(차범근선수가 독일의 분데스리가에서 선수생활을 할 때의 별명)의 아들이 이정도 밖에 되지 않느냐는 따가운 시선과 비난을 받아야 했을 것 입니다.
차두리는 2002년 월드컵에서 태극기를 머리에 보자기 쓰듯이 쓰고 해맑게 웃으며 운동장을 뛰던 모습으로 많은 사람에게 기억되듯이, 늘 밝고 건강한 에너지가 넘치고 그 에너지로 주변의 사람들을 북돋아 주고 새 힘을 내도록 하는 특별한 재주가 있는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얼마 전에 호주에서 있었던 아시안컵에서도 띠 동갑인 후배들과도 잘 어울리며 그라운드에 있던 밖에 있던 그들을 끊임없이 격려해 주었다고 합니다. 그라운드에서 강철 같은 체력과 노련미로 오른쪽 측면을 든든히 지켜내고 기회가 생기면 폭풍 같은 질주로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고 크로스를 올려주어 골을 어시스트하는 장면은 아직도 그가 얼마든지 대표선수로서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하게 합니다. 그러나 그는 후배들을 위하여 2018년의 러시아 월드컵을 위하여 대표선수로서의 자리를 많은 사람들이 아쉬워하는 정점에서 물러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그는 13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대표선수로 활약했지만 결코 최고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어제의 은퇴식은 제 기억으로 수많은 최고의 스타 선수들 중에서도 그렇게 감동적이고 멋있는 은퇴식을 치렀던 선수가 있었나 할 정도로 감동적이었습니다.
특별히 제 마음을 찡하게 하는 장면은 차두리가 아버지 차범근 전 국가대표 감독의 품에 안겨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었습니다. 그 순간은 이제 차범근의 아들 차두리가 아니라 차두리의 아버지 차범근으로 그 입장이 바뀌는 순간이기도 하였습니다. 본의 아니게 아들에게 그늘을 안겨줘야만 했던 아버지 차범근과 그 아버지의 그늘에서 아프고 힘든 시간들이었지만 그 시간들을 잘 이겨내고 이제는 당당히 차두리란 이름만으로 모든 축구팬들과 국민들에게 사랑받고 인정받는 축구선수로 굳게 선 아들 차두리의 깊은 포옹과 짙은 눈물은 보는 이로 하여금 눈시울을 붉히게 하며 진한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는 마지막 인사말에서 자신은 ‘잘 하지는 못했지만 항상 열심히 하려고 애썼던 선수’였다고 말을 했습니다. 정말 그렇게 나이가 들수록 원숙미를 더해가며 그의 강점을 살려서 우리 곁에서 우리를 위해 열심히 뛰어줬던 참 흐뭇하고 아쉬운 한 선수의 은퇴식이었습니다.
차두리가 아버지 품에 안겨서 울고 있는 사진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젠가 우리도 아버지 품에 우리 주님의 품에 그렇게 안겨서 위로와 사랑과 칭찬을 받으며 기쁨과 감사의 눈물을 흘리는 때가 오지 않을까. 축구선수로서 차범근의 아들로 살아가는 것이 그리 만만하지 않았듯이, 우리 또한 이 땅에서 그리스도인이란 이름으로 하나님의 자녀라는 이름으로 결코 만만하지 않은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예수님처럼 바울이나 베드로처럼 다니엘처럼 다윗처럼 그렇게 살아야 하는데 우리는 그 기준에 상당히 못 미치는 모습으로 이 땅을 살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는 분명히 하나님의 자녀라는 예수쟁이라는 그리스도인이라는 너무도 멋있지만, 그러나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기대를 품게 하는 이름이 있어서 우리를 힘들고 안타깝게 합니다. 정직하게 거룩하게 살려고 하면 세상은 우리를 조롱하고 왕따 시킵니다. 그렇다고 세상과 벗되어 세상의 기준대로 살라치면 우리의 양심이 고동을 치고 하나님의 안타까운 탄식 소리가 귓전에 들려오는 듯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중간한 위치에서 머뭇거리는 우리 자신을 보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가 비록 당장은 예수님처럼 바울처럼 베드로처럼 다윗이나 다니엘처럼 살지 못하고 있다 하더라도 지금 있는 그 자리에서 하나님의 자녀로서 자녀답게 살아가고자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한다면 비록 우리가 바울이나 베드로나 다윗이나 다니엘 같은 자취를 못 남긴다 하더라도 언젠가 가슴 벅찬 위로와 사랑으로 우리를 안아주시는 주님을 만나지 않을까 합니다. 또한 하나님의 자녀로서 열심히 살아 온 우리에게 이제는 기꺼이 우리의 하나님으로 불리시는 것을 기뻐하시며, 우리를 하나님의 자존심으로 이 땅 가운데 들어내시는 그날이 오지 않을까 합니다. 그날을 기대하고 바라보며 오늘도 하나님의 자녀답게 장자답게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가기 원합니다. 비록 상대적으로는 최고가 아니라 하더라도 최선을 다한 삶을 통하여 내가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열매를 주님께 드릴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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