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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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예배찬양콘티(110220)
작성자 김영백 작성일 11/02/15 (14:27) 조회수 3648

금주(2011220)의 찬양 콘티를 올립니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D major)

난 지극히 작은 자(B minor):십자가의 전달자

예수 우리 왕이여(G major)

내 눈 주의 영광을 보네(G major)

마라나타 후렴부(Bb major)

 

저는 지금 러시아 쌍트 뻬쩨르부르크에서 화요일 새벽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일 새벽에 대전을 출발해서 거의 24시간에 걸쳐 이곳에 도착하여 이제 3일째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이곳은 아직 깊은 겨울에서 벗어나지 않은 상태입니다. 지난 겨울 우리나라도 만만치 않게 추운 날씨였었지만 이곳은 영하 20도 이하의 날씨가 평일의 기온으로 지속되고 있습니다.

제가 약 6년 전에 이곳에 처음 출장을 왔을 때의 일입니다. 그때 저를 마중 나온 러시아 친구가 저를 보고 모자를 가지고 왔느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처음에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 했습니다. 'hat' 이라는 영어 단어는 중학교 1학년 때 나오는 단어입니다만, 왜 갑자기 그런 질문을 하는지, 뜬금없이 처음 본 사람에게 모자를 가지고 왔느냐고 물어 보리라고는 짐작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이유를 깨닫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때도 12월 중순 경으로 짐작합니다만, 정말 추웠습니다. 30분 정도 뻬쩨르부르크의 도심을 걸었었는데, 우리가 흔히 쓰는 속된 표현인 골을 때린다는 표현이 절로 나오더군요. 정말 딱 맞는 말입니다. 너무 추워서 머리가 빠개지는 것 같았습니다. 모자를 쓰지 않고 거리를 지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여자건 남자건 아이건 어른이건 모두 모자를 쓰고 있었습니다. 단순히 좀 추우니까 멋스럽게 모자를 쓰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이곳에서 한 겨울의 모자는 생존과 직결된 문제인 것 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저도 모자를 준비해 왔습니다. 슈퍼맨 로고가 앞에 달린 빨간색 모자입니다. 물론 털로 된 귀마개까지 달린 모자입니다. 아직 모자를 쓰고 움직이지는 않았습니다만, 조만간 빨간 슈퍼맨 모자를 쓴 저의 모습을 이곳 사람들에게 보여줄 생각입니다.

사람들은 대개 누구를 안다고 해도 정말 그 사람의 입장에 처하지 않으면 그 사람을 안다고 이해한다고 할 수 없을 것 입니다. 영어 단어에서 이해한다라는 뜻의 단어는 ‘understand’ 입니다. , 누군가의 아래(under)에 선다(stand)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 사람의 입장에 서 봐야 비로소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사람이 지나 온 세월, 그 사람이 처한 상황, 그 사람이 감당해야 할 짐을 모른다면 섣부르게 그 사람을 판단할 수 없을 것 입니다. 쉽게 가볍게 사람을 판단하고 그 사람의 언행을 문제 삼아 비판하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일일 것 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비판을 하지 말라고 분명히 말씀하셨는데, 우리는 너무 쉽게 우리 주님의 말씀을 무시하고 살고 있지는 않은지요.

골을 때리는 듯 추운 겨울 러시아에서 빨간 슈퍼맨 모자를 쓰면서 주님의 말씀을 기억해 봅니다...

PS) 출장을 오니 갑자기 사람이 부지런해지는군요.ㅋㅋ 일찍 일어나고 콘티도 일찍 올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