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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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로우 크릭 교회를 다녀와서...
작성자 김영백 작성일 07/03/07 (16:29) 조회수 4982

지난 목요일 시카고에 도착해서 주일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이곳 시간은 한국과 15시간이 차이가 나서 토요일 저녁 시간에 한밭제일교회에서 드리는 예배를 인터넷 생중계로 보려 했더니 인터넷 속도가 늦어서 자주 끊어지는 바람에 아쉬움만 더 하였습니다.

 

어느 교회를 가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윌로우 크릭교회의 시카코 다운타운 내 캠퍼스가 웬만큼 걸어 갈 만한 거리에 있고, 오전 10부터 시카코의 오디토리엄 극장에서 주일 낮 예배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아침 일찍이 준비를 하고 9 경에 호텔을 출발 했습니다. 미시간 호수가 인접해 있는 시카고는 요즈음의 한국 겨울 보다 훨씬 매서운 날씨를 보여 주고 있었습니다. 오래 만에 찬바람을 가르며 걸어서 교회를 가는 즐거움(?)을 누리며 교회를 향하였습니다. 왠 바람이 그렇게 많이 부는지. 쪼금 추웠습니다.

 

제가 찾아 갔던 윌로우 크릭 시카고 캠퍼스는 시카코 도심 내에 오디토리엄 극장이였습니다. 극장 입구에 This is Church? Come and See! 라는 작은 입간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일반인들이 갖고 있는 교회라는 상식을 조금은 뛰어넘는 장소와 예배 형식을 다분히 함축하고 있는 문구였습니다. 극장(?)의 문을 열고 들어서니 안내를 맡은 듯한 흑인 여성이 다가오더군요. 그래서 방문객으로 예배를 드리러 왔다고 하니, 이내 흔쾌히 들어 가라고 하며 손에 쥐고 있던 계수기를 누르더군요. 아마 그렇게 입구에서 계수기를 이용하여 예배 참여 인원을 파악하는 듯 했습니다. 도착 시간이 9 20분경, 아직 예배 시간(10)까지 상당한 시간이 남아 있었습니다. 사역자들과 자원 봉사자들이 곳곳에서 예배를 준비하는 모습이 활기차게 보였습니다. 모든 봉사자들이 빨간색 남방을 입고 곳곳에서 맡은 일을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예배를 드리는 중에 어린아이들을 돌봐주는 Promiseland(우리 교회 학교의 꿈땅과 같은 의미인데 누가 원조이죠?)라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우리로 치면 주일학교라고 볼 수 있는 데 3층 정도 되는 극장의 각 층에 있는 약간의 공간을 이용하여 예배에 따라온 아이들을 돌 보아 주는 프로그램이였습니다. 그리 규모가 크지 않았습니다.

 

예배는 정확히 10 시작해서 찬양을 2곡 부르고, 간단한 광고와 헌금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설교는 시리즈 설교를 하고 있어서 지나 주간의 설교 내용을 간단히 소개하고 나서, 설교 주제의 도입을 위한 간단한 드라마(별도로 제작된 것은 아니고, 기존의 드라마에서 설교 주제와 일치하는 부분만을 발췌한 부분)를 보고 이어서 설교가 시작되었습니다. 윌로우 크릭 본 교회에서 하는 설교를 영상을 통하여 시청하는 것이었지만 거의 실제로 같은 공간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과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설교의 내용은 요셉의 생애를 중심 하여 wait라는 제목으로 우리가 어려움 가운데에서도 눈 앞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의 원대한 계획을 바라 보아야 하며, 어려움에는 하나님께서 당신의 목적을 위하여 적재적소에 필요한 사람을 훈련시키시고 준비시키시는 하나님의 섭리가 있다는 내용의 말씀이었습니다.(사실은 한가지 대지가 더 있었는데,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ㅠㅠ)  설교가 끝나고 설교 주제와 같은 찬양을 2곡 부르고 나서 예배는 끝났습니다. 예배를 시작한지 약 1시간 20분 정도가 경과한 후에…… 그리고 나서는 극장 앞의 호텔에서 소그룹 모임이 있다는 광고을 들으면서 저는 교회를 나와 호텔로 다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이미 윌로우 크릭 교회의 예배 형식에 대해서는 이미 알고 있었던 터라 그리 놀라움의 대상은 아니었습니다. 찬양과 말씀이 예배의 대부분을 차지 하고 있다는 느낌 이였습니다. 그리고 예배의 분위기도 무척 자유스럽다고 해야 할까요? 그들만의 문화적 배경이나 습관에 잘 어우러져 있다고 해야 할까요…… 저는 한국적 정서에 따라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매고 골덴 재킷을 입고 예배에 갔더니 넥타이를 맨 사람은 저 밖에 없는 것 같더군요. 설교하는 목사님부터 봉사하고 섬기는 모든 스텝들이 대부분 청바지에 남방 차림으로……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그들이 자연스러운 일상의 모습으로 예배를 드리는, 일상의 한 단면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편안함 가운데 있는 모습 그대로……그런 느낌 이였습니다. 우리가 주일에 교회에 오기 위하여 남다른 정성으로 옷 매무새를 신경 쓰는 것과 문화적(?) 차이를 느끼게 하는 대목이었습니다.

예배를 마치고 모두가 일어서서 나오는 대 유독 한 사람이 눈에 뛰었습니다. 우리네 식으로 열심히 고개를 앞뒤로 흔들며 기도하는 여자가 보였습니다. 묻지는 않았지만 첫눈에 한국의 유학생으로 보였습니다. 한국 크리스천의 저력을 보는 순간이었습니다. 무엇이 옳고 그름을 떠나 가장 솔직하고 순수한 사랑과 열정을, 사모함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시지 않을까요? 예배의 형식 이전에 하나님을 온전히 기뻐하며 그분께 드려지는 살아있는 예배가 있고, 삶이 예배로 드려질 뿐만 아니라 예배가 늘 삶 가운데 살아있으므로 그분과 동행하는 행복한 삶을 누리도록 지속적으로 견인하는 교회가 가장 아름다운 교회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