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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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예배찬양콘티(230806)
작성자 김영백 작성일 23/08/02 (17:34) 조회수 744

금주(202386)의 찬양콘티를 올립니다.  

   

오 나의 자비로운 주여(D major) 

오직 주의 사랑에 매여(D major) 

예수 안에 소망 있네(D major) 

선한 능력으로(Eb/E/F major)  

사도신경  

기뻐하며 찬송하세(F major) 

   

폭우로 인하여 많은 피해가 발생하고 열차도 KTX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운행이 중단되고 있던 2주 전 화요일(7/18) 워크샵을 참석하기 위해 기차 편으로 서울을 다녀와야 했습니다. 행사가 1030분부터 시작이라 서울역에 10시 정도에 도착하는 기차를 예매했습니다. 그런데 올라가는 기차가 지연되어서 예정시간보다 30분 정도 늦게 도착하고 말았습니다. 내려오는 차 시간은 서울역에서 457분에 출발하는 KTX를 예매해 두었습니다. 워크샵을 참석하고 상황을 보니 조금 더 일찍 내려가도 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예매한 기차표를 취소하고 428분에 출발하는 기차표를 다시 예매했습니다. 그리고 차 시간이 되어 서울역에 가보니, 서울역은 피난민들(?)이 모인 곳 같았습니다. 대합실에는 여행을 위한 차림을 한 사람들 뿐만 아니라 다양한 모습의 사람들이 가득 차있고, 전광판에는 열차의 출발 지연이 알리는 안내로 가득 채워져 있었습니다.  

   

먼저 418분에 출발하는 KTX는 몇 분 정도 지연된다고 나와 있고, 428분 기차는 30분 정도 지연으로 나왔습니다. 그러다가 조금 있더니 428분 기차는 1시간 이상 지연 예상이라는 안내 방송이 나오고, 418분 기차는 30분 지연으로 바뀌었습니다. 순간 생각에 418분 기차가 30분 지연이면 418분 기차를 타는 것이 가장 빠르겠다는 생각에 다시 418분 기차표를 샀습니다. 그러나 이 기차의 출발시간은 점점 지연되기 시작하더니 언제 출발할지 모르는 상황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457분 기차는 정시에 출발한다는 것입니다. 당연히 기차가 지연되더라도 순차적으로 지연되어 출발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만, 서울역에 미리 기차가 준비되었던 것은 제 시간 출발이 가능하고, 서울역에 도착하여 다시 내려가는 기차는 도착이 늦어지니 출발도 늦어지는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애초에 처음 예매했던 기차를 타고 내려가는 것이 가장 빠르고 편안한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지만...  

   

그래서 다시 457KTX 기차를 입석 + 좌석으로 기차표를 샀습니다. 30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 안에 3번이나 기차표를 샀다가 취소하는 일을 한 것입니다. 다행히 기차표를 취소하는 수수료는 전혀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특수한 상황이라 출발 전에 취소하는 것에 대해서 별다른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457분에 출발하는 대전행 KTX를 탔습니다. 서울에서 오송까지는 입석, 오송에서 대전까지는 좌석인 기차표입니다. 그래서 미리 열차에 타서 열차 사이에 입석으로 타는 사람들을 위해 열차의 승하차하는 입구에 설치해둔 간이 좌석 하나를 점유했습니다. 열차 승객들이 타고 내릴 때는 의자를 접고 일어서야 하지만 일단 열차가 출발하면 앉아서 갈 수 있는 자리입니다.  

   

드디어 열차가 출발했습니다. 이제 땀도 닦고 바쁜 마음도 내려놓고 막 자리를 펴고 앉으려는 그 순간 제 뒤로 대여섯 살 난 남자아이를 데리고 탄 젊은 엄마가 아들에게 하는 말이 들립니다. 신문지를 깔아 줄 테니 그 위에 앉으라는 것입니다. 그 통로에 앉는 것은 참 불편한 상황이 많이 생길 수 있습니다. 바로 옆에 화장실과 승무원실이 있고, 자판기도 있어서 열차 운행 중에도 적잖은 사람들이 오가는 곳입니다. 그러니 그곳에 신문지를 펴고 앉으면 수시로 일어서서 비켜줘야 하는 상황이 빈번할 것입니다. 그 말을 듣고 상황을 보니 간이 의자에 내가 앉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얼른 그 모자에게 제가 찜해 두었던 그 간이 의자를 내주었습니다. 어차피 대전까지 서서 간다고 하더라도 1시간 남짓인데, 아직 그 정도는 제가 쌩쌩하기도 하고, 경로우대를 받을 군번도 느낌도 아니라 흔쾌히 그 자리를 내주었습니다. 그랬더니 그 젊은 엄마가 너무너무 고마워하면서 연신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자판기에서 커피라도 빼드리겠다고 해서, 애써 말려야만 했습니다. 작은 호의에 너무 진심으로 감사를 하니 좀 민망하기도 하지만, 기차 출발 시간을 살피며 기차표를 바꿔 가며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했던 좀 짜증나던 마음이 싹 사라져 버렸습니다. 결국 그 젊은 엄마와 아이는 오송역에서 여러 번 감사하는 인사를 남기고 내렸습니다. 그리고 저는 오송역에서 대전까지 간이 좌석이 아니라 열차 안 제 자리에서 편안히 내려 왔습니다. 

   

사람이 너무 잔 머리를 굴리면 오히려 낭패를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차라리 워크샵을 좀 더 참여하고 당초에 예약했던 기차를 탔으면 맘도 몸도 편안히 왔을 것을 사서 고생한 것이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상황에서 베푼 작은 호의로 마음은 따뜻하게 되었습니다. 언제 어디서라도 우리가 처한 모든 상황에서 그저 작게라도 사랑을 베풀고 나누고 흘려보낼 수 있는 여유는 가지고 살아야 하겠습니다. 

   

이제 폭우는 지나가고 폭염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건강에 유의하시고 어떤 상황도 어떤 환경도 주님과 동행함으로 잘 이겨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