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개척교회 목사님의 글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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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인 | 작성일 05/09/30 (12:17) | 조회수 3401 |
깊어만 가는 이 한 밤에 문득 먼저간 아들 녀석이 떠오릅니다. 녀석의 일생을 모두 합하면 다섯 해 너무나도 짦은 생애에 그리움이 더합니다. 미리 갈 줄 알았다면 한번이라도 더 안아주고 한번이라도 더 업어주고 한번이라도 더 불러 보았을 텐데... 이젠 안아 줄수도 업어 줄수도 없는 사무치는 안타까움이 이 한 밤을 눈물로 적시게 만듭니다. 그 녀석이 태어나던 날 그 마음의 설레임은 형언 할수가 없었고 그 기쁨은 너무나 크기만 하였습니다. 머리털이 거의 없는 그리고 둥그스럼한 얼굴 붉은 빛이 감도는 피부에 손을 꼭 쥔 그 모습을 보면서 생명의 신비함과 고귀함을 맛 볼수 있었습니다. 녀석과 시간이 가면서 점점 하나가 되어가고 뿌듯함과 대견함이 함께 자라고 있었습니다. 한 해 두 해 지나면서 점점 더 씩씩해지고 귀여워가는 녀석의 모습은 내 마음을 벅차게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유치원에 처음 보내는 날 가방을 메고 원복을 입은 그 모습은 벌서 이렇게 자랐구나 하는 말이 나도 모르게 새어 나왔습니다. 떨어지지 않겠다고 울 던 그 녀석은 이젠 아침이면 유치원에 가겠다고 호들갑을 떨었습니다. 어느날엔가는 장난감 가게 앞을 지나는데 어떻게 보았는지 자동차를 사 달라고 막 떼를 쓰기 시작 하는데 막무가내였습니다. 그러나 사 줄수가 없었습니다. 개척하는 목사의 주머니는 그 자동차를 살 만한 돈이 들어 있지 않았습니다. 먼저 갈 줄 알았다면 사 주었을 텐데... 조르는 아이를 혼냈습니다. 그러나 이 혼 낸 것이 지금까지 가슴을 저미게 합니다. 네번쩨 생일 생일 잔치를 열어 주었습니다. 케잌을 살 수 없어 케잌 같이 비슷한 빵을 마련하고 그 위에 4개 초를 꼿아 놓고 네 식구가 앉아 녀석의 조촐한 생일 파티를 열었습니다. 얼마나 좋아 하는지... 그러나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 녀석의 생일 파티 일줄은 ... 녀석의 빈 자리는 너무나 크기만 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화마에 휩싸여 녀석은 내 곁을 떠났습니다. 싸늘하게 식은 주검 앞에서 군데 군데 타고 까만 재가 묻어 있는 녀석의 모습은 눈물도 나오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이렇게 먼저 간 녀석의 빈 자리는 너무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게 하고 있습니다. 그 후 녀석과 같은 또래의 아이들만 보면 녀석이 생각이나 견딜수가 없었습니다 때론 이 빈자리가 더욱 커져 갈까봐 아이들만 보면 일부러 외면 하기도 햇습니다. 생명 살아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귀한지... 살아 있어 자리를 채우고 있다는 것 만으로 얼마나 감사한지.. 살아 있어 움직이는 그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렇기 때문에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 몸부림치는 자들이 얼마나 고마운지... 감사함과 고마움 가족이 건강하게 자기 자리를 채우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가난하거나 병들었거나 어떠한 고통이 있을지라도 살아 있다는 것이 서로에게 얼마나 큰 행복과 즐거움을 주는 것인지는 살아 있는 자만이 알수 있는 것이지요 - 살아 있는 것이 큰 축복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