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자존심(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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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범주 | 작성일 05/08/20 (09:25) | 조회수 3192 |
나는 최근 아버지학교를 나온 후 아버지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중에 일간지에서 개그맨 장용 선생께서 기고한 아버지의 자존심을 읽다보니 공감이 가 그동안 아버지에 대해서 소개한 아래 내용에 이어서 옮겨본다. 1.주님제가아버지입니다, 2.아! 아버지, 3.아버지란 누구인가 아버지의 자존심! 주말이면 어느 부대나 면회실은 면회를 신청하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부모님은 물론, 짧은치마에 한껏 멋을 부린 여자 친구도 있고, 연세 많으신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살짝 흥분된 얼굴로 군인을 기다리고 있다. 뭔지 이내 짐작이 가는 큼지막한 보따리들을 들고서.... 그날도 많은 면회객으로 정신이 하나도 없는 주말, 어떤 굵은 목소리의 한 분이 면회신청서를 내밀며, “이렇게 적으면 됩니까?”하는데 그 사람의 얼굴도 볼 겨를도 없어 서류만 쳐다보며 “아, 이렇게 적으시면 안 되지요. 다시 적어주세요” 하며 약간 짜증석인 대답과 함께 신청서를 도로 밀어냈다. 굵은 목소리의 주인공은 “아이고, 미안 합니다” 하더니 잠시 후 “이렇게 하면 되는지....”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물어오는데 그의 손가락에는 커다란 빨간 알이 박힌 반지가 끼어 있었다. 신청서를 흝어 보니 여전히 서툴러 이번에는 거의 신경질을 내며 “아이참..”하며 고개를 들어보니 그 반지의 주인공은 짧은 스포츠형의 머리에 검은 양복을 입고 날카로운 눈매에 얼핏 봐도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순간 조금전 자신의 말투를 후회하고 있는데 그 검은 양복의 아저씨는 너무도 공손한 말투로 자신의 무지를 사과 했다. 짐작하건데 속된말로 누가 봐도 꿀릴거 없고 큰소리치며 사시는 것 같은데 그놈의 자식이 뭔지! 안내하는 병사에게 굽신대며 공손하고 겸연쩍은 미소까지 지으며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솔찍히 말해 무엇 하나 부러울 것 없고 큰소리 떵떵치며 누구한테 고개 숙일 일이 없을 것 같은 그 아저씨가 아버지라는 죄로 혹시라도 당신의 실수가 아들한테 불이익이 될까봐 공손하고 미소까지 지으며 애쓰는 모습. 제아무리 권세가 있고 힘이 있는 아버지라도 자식 앞에서는 제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이 우리 아버지들 이라는 것을 자식을 위해서는 자존심 자체라는 것 자체가 아버지 몸속에 없는듯하다. 어쩌면 조금씩 소멸되는 우리아버지들의 자존심이 자식의 성숙함과 함께 알게 모르게 바뀌었는지 모른다. 나라도 그럴 것 같다. 웃돈을 얹어서라도..... 나도 아버지니까. 할렐루야! 모든 아버지들을 사랑합니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