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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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 편지를 써요(퍼온글)
작성자 임영택 작성일 04/08/14 (10:46) 조회수 3679

사랑하는 한밭제일교회 성도님들께!! 무더운 여름 건강히 잘 계시죠??  4교구 2구역 임영택집사입니다. 서울 영훈고등학교 교사이시면서 두란노아버지학교를 수료하신 최관하선생님이라고 계시는데 그 분께서 섬기시는 교회에서 수련회를 다녀오셨는데...그 이야기를 제게 보내오셨습니다. 사랑하는 우리 한밭제일교회 성도님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서 여기에 게시합니다. 참, 최관하 선생님께서는 매스컴에도 여러번 나오신 분이시고 "울보선생" 이라는 책도 쓰신 분이십니다. 자 이제 들어가 볼까요.... 임영택 집사드림 ---------------------------------------------------- 하나님께 편지를 써요 -평화교회 중고등부 수련회 남성 천국   아내는 평화교회 중고등부를 섬기고 있다. 평신도 사역을 하는데, 말씀 사역을 하며, 직분은 집사, 그리고 보통은 간사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이러한 모습은 제자훈련을 지향하며 평신도가 목회자처럼 움직이는 교회를 꿈꾸는 담임목사님의 소신과 열정에 기인한다. 나도 중고등부에 투입되어 같이 섬겼기에 부부가 중고등부를 말아먹는다(?)는 우스갯소리를 듣기도 했다.   이상한 현상이다. 교회 학교의 학생 숫자가 점점 줄고 있다는 것은 이미 다 알고 있는 일이지만, 특히 우리 교회는 여자 아이들은 거의 없고, 남자 아이들만 득세를 한다. 우리 교회만 그런 것일까. 이것도 일반적인 추세일까. 아내는 설교 준비를 하느라 일주일간 머리에 설교 제목을 두고 씨름한다. 그리고 주일 예배가 끝나면 녹초가 된다. 가끔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여보, 정말 남자애들은 그렇게 감정이 없을까. 난 설교하면서도 감동이 되어 눈물 찍찍흘리는데 이 녀석들은 무감각, 덤덤, 듣는건지 안 듣는건지, 속상해, 속상해.” 그러면 나는 위로하며 말한다. “남자들이 원래 늦잖아. 근데 당신 설교하는 것 아이들도 다 알아 듣고 있어. 남자는 늦긴 하지만 한 번 불붙으면 꺼질 줄 모를 걸. 날 보면 알잖아. 고1때 교회 나갔다가 뛰쳐나오고 근 20년이 흐른 다음 예수님을 만났잖아.” 매번 같은 대답에 아내는 별로 도움이 안된다는 듯 나를 쳐다보곤 한다. 뛰어다니는 아이들 15명을 데리고 단독 수련회를 가는 교회가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소수라 할지라도 교회의 특성이 있고, 또 나름대로의 프로그램을 준비할 수 있다면 단독수련회를 가는 것이 좋을 듯 싶다. 금년에는 15명, 교사까지 약 20명. 예년보다 팍 줄어버린 아이들을 데리고 수련회를 준비하는 아내는 생각보다 평안을 유지하고 있었다. “여보, 숫자에 연연할 것이 아닌 것 같아. 이 아이들 중에 정말로 한 사람이라도 헌신자가 나와 세상에 영향을 끼친다면 그리고 하나님의 일을 한다면 나도 역할을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맞지? 내 말.” “그럼, 바로 그거야.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중하지. 이번 수련회 은혜 대박일거야. 잘 될거라고...” 수련회 광고를 할 때도 아이들은 잡담, 그리고 예배 후 공 차러 가자 하면 미친 듯이 뛰어나가는 아이들. 그 가운데 끼어 있는 두 명의 여학생, 규진이와 예진이도 이제 거의 남자인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운동장에 모이면 아이들은 물 만난 고기처럼 파닥거린다. 축구를 하고 농구를 하고, 서로를 쫓아다니기도 한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아내는 또 한 번. “으이구... 저런 녀석들을 데리고 정말 잘 될까...... 주여!”   권사님 박수 수련회 2박 3일의 장소는 강원도 홍천 자교수양관이다. 산속에 자리잡고 있고 앞에는 계곡 물이 흐르는 최적의 장소다. 그리고 집회실과 식당, 샤워실 등이 잘 정비되어 있었다. 다만 웬 곤충이 이렇게 많은지, 예전처럼 곤충 채집을 해 오라고 하면 딱 좋을 것 같았다. 쓸어담기만 하면 되니까. 처음에 아이들은 이름모를 벌레들을 보며 ‘으악’ 소리를 내며 연약한 척 피해다녔다. 하지만 하루 정도 지나니까 식사하는 바로 옆에 와 있는 것이 나비인지 나방인지...를 봐도 ‘너 왔니?’ 하는 반응을 아이들은 보이고 있었다. 계곡 물에 두 번 몸을 담갔다. 그리고 밤에는 집회를 하였다. 찬양은 졸업생 지수가 인도하고, 말씀은 아내가 그리고 기도회는 내가 인도하였다. 첫날 밤이 감사하게 지났다. 둘째 날. 물총으로 총싸움을 하며 조금은 유치하게(?) 놀다가 자리를 옮긴 아이들은 계곡에서 물고기를 잡기에 여념이 없었다. 나는 속칭 물대포 자리를 알아 계곡물에 몸을 담갔다. 자연적 물안마를 받고 같이 간 집사님께도 권했다. 마지막 날 밤, 입술을 열고 찬양을 하는 남학생들의 목소리가 가슴을 울리기 시작했다. 이미 아내는 눈물을 쏟고 있었다. 빗장이 걸려 있는 듯 하던 남자 아이들의 입술이 열리고 게다가 속칭 ‘권사님 박수’를 하기 시작했다. 아시는가. 찬송가를 부를 때 무조건 손뼉을 쳐대는(?) 그 ‘권사님 박수’. 서로의 이야기를 하고 남자아이들의 마음속에 하나님이 주시는 기쁨이 넘침을 알 수 있었다. 게다가 남자들의 목소리는 열기만 하면, 모아지기만 하면 감동이 있다. 성경공부를 통해 비전을 나누고, ‘꿈꾸는 자, 형통한 자’라는 요셉을 주인공으로 한 설교를 들으며 수련회 마지막 날 밤을 맞이한 아이들. 이제는 스스로의 결단과 고백이 필요했다. 그러나 전날 기도회 때 느꼈던 것은 아이들의 입술이 그렇게 열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수련회에서 목을 놓고 기도하며 매달리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 그러나 전날 밤, 기도회를 인도하면서도 약간의 답답증을 느낀 나머지 나는 기도의 방법을 바꾸었었다. 2인 1조가 되어 서로의 기도 제목을 나누고 둘씩 나와, 서로 나눈 이야기를 하는 것인데, 자기가 자기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은 기억대로 하는 형태를 취하는 것이다. 이것은 한 사람이라도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또 기도하는 자리를 만드는 것이고, 아이들은 그렇게 잘 따라했다. 이어서 합심기도를 하며 구원의 확신이 아직 없는 사람들은 용기있게 자리에서 일어나라고 했더니 서너 명이 일어났다. 아내와 교사들이 가까이 가 기도를 도왔다.     하나님께 편지를 써요 ‘하나님, 마지막 날 밤인데 은혜 부어주셔야죠. 어찌하면 좋을까요?’ 나는 기도회를 준비하며 지혜를 구했다. 찬양과 말씀 순서를 마치고 기도회 시간. 나는 백지를 한 장씩 준비토록 했다. “여러분, 오늘이 수련회 마지막 날 밤입니다. 그리고 이 시간은 기도회 시간이구요. 기도를 하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어떤 방법이든지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들의 마음이 하나님께 제대로 전달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음성을 들어야 해요. 은밀히 기도하고, 부르짖으며 기도하고, 울면서 기도하고, 다 필요해요. 그러나 오늘 밤. 저는 여러분들과 하나님께 편지를 쓰기를 원합니다. 여러분, 좋아하는 사람이나 사랑하는 부모님께 편지를 써 본 적 있지요? 이곳 수련회에 와서 체험한 것도 좋고, 하나님이 만나주신 내용, 하고 싶은 말, 등등 어떤 것도 좋습니다. 기도문이라는 생각 갖지 말고요. 분량도 관계 없구요. 솔직한 여러분들의 마음만 담겨 있으면 됩니다.” 이런 때 꼭 분위기 깨며 생뚱맞게 외치는 아이들이 있다. “이름! 써야 돼요?” ‘으이구!’ “써도 좋고 안 써도 좋아요. 다 쓴 다음에는 이 자리에 나와 읽을 겁니다. 다만 읽는 사람이 공개하기 어려운 것이라면 그 내용은 빼도 좋아요. 그러나 가급적 모두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잔잔한 음악을 깔았고, 아이들은 엎드려 하나님께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저는 외로웠어요 앞에 스탠드를 밝히고 잔잔한 음악이 흐르도록 했다. 그리고 한 사람씩 나와 편지를 읽도록 했다. “수련회 안 오려고 했는데, 오기를 잘 했습니다. 찬양도 많이 하고 물놀이도 좋았어요... 하나님 감사합니다.” “고3 동생을 데리고 오지 않은 것이 후회가 됩니다. 이렇게 좋은데요. 하나님 죄송해요.” 여러 아이들이 나와 잘 읽고 있었다.   “저는 친한 친구가 없어요. 그래서 항시 외로웠는데 이렇게 수련회 오고...... 친하게 되어서 정말 기뻐요. 저는 이제 외롭지 않아요.“   덩치가 큰 종훈이가 끊어질 듯 이 글을 읽었을 때 아이들은 훌쩍거리기 시작했다. 종훈이가 가지고 있던 내면의 고백이 아이들의 가슴을 치고 그것은 눈물로 흘렀다. “간사님. 저희들 때문에 속상하시죠. 말도 잘 안 듣고, 인원도 많지 않은데, 저희들 챙기느라 애쓰시는 것 다 알아요. 하나님, 우리 간사님! 축복해주세요.” 눈물을 펑펑 쏟으며 읽는 규진이의 편지로 인하여 울음소리는 더욱 커졌다. 성령께서는 이와같은 방법을 사용케하시며 아이들의 입술에서 나오는 고백을 받고 계셨다. “아빠가 정말 미웠어요. 그런데 요즈음에 와서 아빠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빠가 외로워보이고... 초라해보이고... 하나님, 우리 아빠에게 힘을 주세요...” 아내가 나와 편지를 읽으며, “얘들아 사랑한다. 이 아줌마가 잘 놀아주지도 못하고... 미안해!...” 고백할 때 아이들은 눈물 범벅이 되었고, 우리는 하나님 안에서 하나가 되어 있었다. 나의 고백을 끝으로 하나님께 편지 쓰기 순서를 마치며 서로를 찾아가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남자 아이들이 서로 손을 잡고 또 끌어안으며 기도하는 것은 그야말로 감동이었다. -------------------------------------------------------------------------- 적은 숫자의 수련회였지만 그것에 관계없이 은혜를 부어주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