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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년 1월 현재 함경남북도 일대의 실정
작성자 이옥구 작성일 03/01/13 (21:44) 조회수 5329

03년 1월 현재 함경남북도 일대의 실정   눈보라가 치는 영하 30도의 두만강을 내복도 못 입은체 찢기고 언 몸으로 쫓기고 또 쫓겨서 우리 캠프로 스며드는 북녘의 사람들을 보면 차마 말을 할 수가 없습니다. 언제까지나 이런 일이 계속될지... 사력을 다해 여기까지 온 젊은 엄마는 빈 젖을 물리며 안도의 숨을 내쉽니다. 우선 추위를 피하고 따뜻한 것이 뱃속으로 들어가니 정신이 좀 드는 것 같습니다. 청진에서 왔답니다. 시동생이 예수 믿으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시동생이 우리 캠프를 찾아가면 살 수 있다고 했답니다. 그녀는 일 주일을 걸어서 죽기살기로 우리를 찾아 온 것입니다. 가만히 들어보니 그 시동생이라는 사람은 지난 가을 성경과 약품을 가지고 들어간 북녘의 일꾼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이 사람을 살려내야 합니다. 먹을 것과 입힐 것은 있습니다. 의약품도 있습니다. 다만 공안원과 북한특무들의 눈길이 닿지 않게 해야합니다. 젖먹이가 울까 걱정입니다. 다행이 어미 품에서 새근거리며 자고 있습니다. 아프지나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함경도 일대에는 점점 먹을 것을 찾아보기 힘들어서 살아갈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유일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은 소나무 껍질인데 이 것도 가까운데 있는 것은 다 베껴먹고 눈이 무릎까지 차는 깊은 골짜기로 들어가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울 수도 없씀다." 라고 하면서, 아는 사람을 만나면 "야 너 아직 살았니? 엏케 살안?"하는 것이 인사랍니다. 이제는 모두 죽는 수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푸념합니다. 그냥 앉아서 죽어 가고 있는 것입니다. 함경남북도 와 양강도 일대에 올 겨울을 넘기기 어려운 사람들이 수백만에 이를 것으로 봅니다.   가장 두려운 것은 이들이 살 소망을 잃은 것입니다. 이들은 절망가운데 삶을 포기하고 죽음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탈북할 기력마저 없는 것, 이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우리 민족의 가장 큰 비극입니다. 남쪽의 형제 자매들이여! 저들은 아직 예수를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죽음이 문제가 아니고 구원 얻을 길을 놓치고 마는 것입니다. 이제는 다른 방법을 찾을 길이 없습니다. 기대해 볼 대가 없습니다. 주의 자비하심만을 바랄 뿐입니다. 하나님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오직 기도뿐입니다. 기도만이 저들을 살릴 수 있다고 믿습니다. 북녘의 동족들을 위해 전심으로 기도해 주시오. 두만강 가에서 이요셉 선교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