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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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우리 천국에서 만나요!!~
작성자 김인영 작성일 02/10/11 (10:39) 조회수 6377

항상 조금이라도 더 챙겨주시려고 손짓하셨던 우리 할머니가 10월 8일 새벽 5시 20분에 하늘나라에 가셨다.. 그동안 많은 고통의 쓰라림으로 힘들어 하셨던 할머니는 암이었다.. 암말기가 되어 심해지셔서 돌아가신 것이다... 1년에 2~3번 만날까 말까 하는 만남 속에..포항으로 할머니를 찾아가는 우리 가족의 기쁨은 이루 말할수가 없었다.. 추석, 설날, 그리고 휴가때만 유일하게 할머니 얼굴을 볼수가 있었다.. 할머니는 우리 가족이 오면 너무 기뻐하셔서 손을 꼭 잡고 놓아주질 않으셨다.. 그리고 할머니의 고유 음식인 "콩나물국" 은 어떤 맛과도 비교 할수 없었다.. 부드러운 콩나물에 보기만 해도 먹고 싶은 "콩나물국".. 휴가때는 그래도 할머니가 집에 계셔서 좋았다... 집에 갈때가 되어 할머니께.."할머니..추석때 뵈요!! "... 할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아쉽게 우리가족을 보내시곤 하셨다.. 추석이 되어 병원에 갔다..할머니가 병원에 계시다고 연락이 왔기 때문에.. 병원에 가니까...할머니는 살이 너무 많이 빠지셔서 팔을 잡아보면.. 뼈만 잡히는것을 느꼈다.. 그런데..배만 불룩해서..임신한 사람처럼 보였다.. 할머니 입안에는 하얗고 동글동글한 물질들이 붙어 있었다.. 큰엄만 계속 입을 다물지 않고 벌리고 있었기 때문에.. 난것이라고 하셨다.. 할머니는 말을 하지 못하셨다...오랫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하셨기 때문이다.. 물도 한숟갈씩 떠서 입안으로 넣어드리면 한참 후에 넘기시곤 하셨다.. 그런 할머니의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다...그리고 너무 아프시면.. "엄마..엄마.." 라고 고통을 호소하시곤 하셨다.. 할머니가..."엄마..엄마.."라고 하는것이 어색했지만...할머니가 느끼는 고통을.. 내가 조금은 알수 있었다.... 할머니 없이 추석 아침..예배를 드렸다...쓸쓸했다... 할머니가 콩나물국을 잡수시는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추석 마지막날 우리 가족은 다시 병원을 찾았다.. 아마도 마지막이라는것을 짐작했기 때문이다... "할머니!! " 이렇게 크게 불러도 눈을 뜰까 말까한 할머니의 눈.. 너무 힘이 없으셔서 말도 못하시는 할머니를 보니 눈물이 나왔다.. 우리가족은 마지막으로 집에 돌아가기 전에.. 한사람씩 기도를 하기로 했다...먼저 아빠가 기도했다.. 천국에서 다 같이 볼수 있게해달라고... 그 다음엔...엄마..그다음엔 나였는데...기도를 하다가 말문이 막혀.. 울기만 했다...주영이의 기도가 끝나고 병실을 나오는데.. 도저히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까.. 병실을 나올수가 없었던 것이다... 항상 요셉이를 예뻐하셨던 할머니..요셉이가 할머니 얼굴을 만져도.. 반응이 없었다.. 그렇게 집에 돌아갔다... 2주일쯤 지났을까? 엄마가 아침일찍 깨워서..할머니가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아.....인제야..돌아가셨구나..할머니가 너무 고통스러워 하시니까.. 차라리...빨리 천국으로 데려가달라고 한 기도가 이루어 진것이다.. 난 생각했다...할머니...평안하시죠? 그동안 세상에서 많은 고통 겪으시다가 이제서야..항상 찬양만 하는 하늘나라에서 얼마나 행복하시냐고... 난 주영이와 따로 포항..한동대학교 선린병원에 갔다... 장례식날... 50명 정도 되는 식구들은 모두 울음을 터뜨리며...울었다.. 하지만..난 이것만은 기억할 것이다... 난 잠시 세상에서의 눈물을 흘린것이다..그리고 잠시 세상에서 떨어져 있다는 그 이유때문에 운 것이다...다른 이유는 없다.. 하지만..예수를 믿지 않는 다른 식구들이 운 까닭은.. 영원히 못 본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난..다시 만날수 있지만.. 그 만나기까지의 시간이 슬픈것이다.. 할머니는 지금쯤 할머니가 세상에서 쌓은 달란트를.. 천국에서 누리고 있을 것이다..그리고 난 할머니께 마음속으로 말했다.. "할머니..저 언젠가 세상에서 주님 끝까지 섬기다가 저 천국으로 가는날..그때 뵈요..그때 다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