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에피소드 하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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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영백 | 작성일 02/09/07 (10:26) | 조회수 6926 |
지금부터 약 10년 정도 전에 있었던 재미있는 얘기 하나를 할까 합니다. 그때 제가 유초등부 부장으로 섬기고 있을 때 였습니다. 주일학교의 남자 어린이 하나가 찬양하는 것이 조금 문제가 있었습니다. 지나치게 큰 목소리로 찬양을 하다보니 음정이 틀리는 것은 물론이고 전체적인 찬양이 그 어린이 하나로 거의 엉망(?)이 되는 것 이였습니다. 물론 그 어린이의 성대가 상하겠다는 염려도 있었구요. 그래서 그 어린이를 조용히 불렀지요. 그리고 설득을 시작했습니다. 먼저 왜 그렇게 큰 소리로 찬양을 하느냐고 물었겠지요. 그 녀석의 답은 의외였습니다. 아빠가 찬송은 큰 소리로 하여야 한다고 하셨다는 것입니다. 저는 기특하기도 하지만 적잖이 당황되기도 하였습니다. 아빠의 말을 그 처럼 순종하는 것이 기특하지만 계속해서 그렇게 찬양을 하면 아직 어린 성대가 상하는 것도 염려가 되고 어린이 예배의 전체 찬양이 매우 힘들어서 어떻게 하던 이 어린이를 설득해야 했습니다. 아빠의 말씀을 불순종하는 것이 아닌 방법으로..... 그래서 제가 생각해낸 말은 이것이였습니다. "너 그렇게 계속 소리를 지르면서 찬양하면 목사님같이 목소리가 쉰다" 그러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그때 그 아이의 당당한 대답, " 저는 나중에 목사님될 건데요" 저는 할 말을 잃었습니다. 그리고 설득을 포기했습니다. 그때 그 아이의 눈에 비친 목사님은 목소리가 쉬어야 한다는 것이였나 봅니다. (그때 저희 목사님의 목소리는 지금 보다 훨씬 거시기한 목소리였거든요) 그 쉰목소리의 목사님께서 오늘의 한밭제일교회를 일구셨고, 쉰 목소리가 있어야 목사님이 된다고 생각했던 어린이는 지금 필리핀에서 열심히 공부하며 주께 존귀하고 크게 쓰임받기 위하여 준비하고 있지요.(무섭이 화이팅!) 지금쯤 주께 쓰임받기 위해서는 쉰 목소리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몸을 아끼지 아니하는 열정과 헌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