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의 <우물가의 사마리아 여인처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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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은실 | 작성일 02/07/06 (12:54) | 조회수 7297 |
'야곱의 우물'에서 물을 긷던 사마리아 여인에게 당신이 하신 것처럼 주님, 제게도 당신이 먼저 한 잔의 물을 청하시듯 조용히 말을 건네 오시렵니까 저는 죄인이기에 용기가 부족함을 당신은 아시오니 - 제가 누구인지 당신이 누구신지 우리의 만남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오늘도 직접 당신께 듣고 싶사오니 어서 말씀하여 주소서 언제나 일상의 우물가에서 작고 초라한 두레박으로 당신께 물을 길어 드린 저에게 이제는 두레박없이도 물 긷는 법을 거듭 깨우쳐 주시렵니까 당신이 깊고 맑은 우물 자체로 제 곁에 서신 순간부터 저의 매일은 새로운 축제입니다 긴 세월 고여 왔던 슬픔과 목마름도 제 항아리 속의 물방울처럼 일제히 웃음으로 춤추며 일어섭니다 당신을 만난 기쁨이 하도 커서 제가 죄인임을 잠시 잊더라도 용서해 주시겠지요? 주님, 당신을 사랑하는 기쁨은 참으로 감출 수가 없읍니다. 물동이를 버려두고 동네로 뛰어나간 우물가의 그 사마리아 여인처럼 저도 이제는 더 멀리 뛰어가게 하소서 더 많은 이들을 당신께 데려오기 위하여 그리고 생명의 물 이야기를 하기 위하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