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예배찬양콘티(19112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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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영백 | 작성일 19/11/20 (21:53) | 조회수 1767 |
금주(2019년 11월 24일)의 찬양콘티를 올립니다.
나 같은 죄인 살리신(F major)
저는 오늘 부산에서 있는 학회에 참석하고자 KTX 편으로 부산에 내려 왔습니다. 부산에는 참 오랜만에 내려온 것 같습니다. 저의 유년시절과 청소년시절, 그리고 대학생활을 한 곳이라 부산은 늘 제게 정겹고 포근한 느낌을 줍니다. 그러나 사실 저의 청소년시절과 대학시절의 가정 형편은 그리 좋은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저희 가정이 신앙적으로 재정적으로 연단을 받던 시기라 늘 쪼들리던 힘겨운 시절이었습니다. 가족들은 흩어져 지내야 했고, 먹고 입고 쓰는 것은 늘 일상의 문제였고, 고등학교 때도 학비를 제 때 내기란 늘 어려웠습니다. 그리 많지 않았던 국립대학 등록금조차도 매 학기 학자금 대출을 해야만 했습니다. 그렇지만 돌이켜보면 아프고 힘들었던 기억보다 그때가 빛바랜 사진처럼 조금은 어색하고 조금은 부끄럽기도 하지만 왠지 그리 싫지 않습니다. 비록 당장 쓸 돈도 입을 옷도 여의치 않았지만 누구에게나 어느 곳에서도 기죽지 않는 근자감(?)이 있었습니다. 그 흔한 청바지를 저는 대학시절에는 입어보지 못했습니다. 한 여름에 누군가로부터 얻은 골덴바지를 입고서도 부끄러운지 모르고 지냈습니다. 어디서 온 자신감인지 모르지만 늘 자신에 대해서 당당(?)했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저의 젊음이 자산이었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시편 18편 1절의 ‘나의 힘이 되신 여호와여 내가 주를 사랑합니다!’는 말씀으로 늘 나는 무엇이든 잘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졌고 그 믿음이 저의 자신감 되었던 것 같습니다.
여하튼 저는 저의 지나간 모든 시간과 순간을 사랑하고 감사합니다. 고칠 수도 지울 수도 없는 시간들이기에, 되돌릴 수도 다시 쓸 수도 없는 시간들이기에 저에게는 너무나 소중하기도 하고 귀하기도 합니다. 모든 순간이 행복했거나 모든 순간이 주님 앞에 떳떳하지는 못하였지만, 오히려 부끄럽고 숨기고 싶은 과거도 있고 힘들고 아팠던 순간도 분명히 있었지만 그래도 저는 저의 지나간 시간들을 큰 불만 없이 사랑합니다. 부족하고 연약하여 넘어지고 쓰러졌던 부끄러운 순간들이 아프고 힘들었던 순간들이 없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 시간들이 저의 오늘을 빚어내었기에 저는 그 시간들도 사랑합니다. 아무리 얼룩진 것도 멀리서 보면 꽤 괜찮은 무늬처럼 보이기도 하듯이 아프고 상처 난 시간도 시간이 흐르면 아름다운 추억으로 바뀌나 봅니다. 그렇지만 생각합니다. 내일의 어느 날 오늘을 돌이켜볼 때 지나간 시간들이 부끄럽고 안타까운 시간들로 얼룩지지 않도록, 언제 되돌아보아도 소중하고 아름다운 순간들로 기억되도록 오늘의 시간들을 귀하고 아름답게 사용하기를 소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