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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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선교소식] <튀르키예> 문승호 선교사님 소식입니다.
작성자 선교위원회 작성일 25/12/23 (10:01) 조회수 8

한해를 보내며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지난 가을, 멜신교회 건축을 위해 후원해 주신 분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정리하여 명패에 새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작업은 단순한 기록의 과정이 아니라, 멜신교회가 세워지기까지 하나님께서 어떻게 서로 다른 삶의 자리에서 사람들을 부르시고, 연결하시며, 역사해 오셨는지를 다시 바라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름을 하나씩 살펴보는 동안, 무슬림들에게 복음이 전해지기까지 성령께서 각 사람의 삶 속에서 얼마나 섬세하게 일하셨는지가 마음에 깊이 다가왔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머리카락까지 세고 계신다는 말씀이 결코 비유가 아님을, 이 작은 명패 앞에서 다시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이 일에 함께해 주신 사랑하는 동역자님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모든 영광과 찬양을 하나님께 올려드립니다. 

명패를 교회 내벽에 붙인 이유는 단순한 기념을 위해서가 아니었습니다. 튀르키예의 교우들이 이 교회가 세워지기까지 세계 곳곳의 교회와 성도들의 기도와 관심, 그리고 사랑이 함께했음을 기억하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어쩌면 후원하신 분들 가운데에는 시간이 많이 지나 이미 그 헌신을 잊으신 분들도 계실지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기억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 앞에서 감사와 영광을 돌리는 태도를 잃지 않기를 원합니다. 사역과 그 열매는 어떤 개인의 역량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성령의 역사이며, 사역 그 자체조차 하나님께 속해 있음을 고백하기 위함입니다. 

명패 한편에는 ‘김형제님’이라는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미국의 한 후원교회를 방문했을 때, 1달러샵을 운영하시던 한 형제님이 건축비로 사용해 달라며 손에 꼭 쥐여 주셨던, 돌돌 말린 지폐들이 떠오릅니다. 이름을 정확히 알지 못해 ‘김형제’로 기록했지만, 하나님께서는 그 이름을 분명히 알고 계심을 믿습니다. 큰 헌금을 하셨음에도 자신의 이름이 드러나는 것을 원치 않아 이니셜로만 남긴 분들도 있습니다. 믿음의 거인처럼 조용히 크게 헌신하신 분의 이름 역시 이 명패 안에 담겨 있습니다. 어떤 분은 인생의 큰 변화와 깊은 역경 가운데서 하나님의 주님 되심을 고백하며 헌금을 드리셨습니다. 명패의 가장 아래에는 터키어로 기록된 이름들이 있습니다. 이 이름들은 멜신교회의 신자들이 아니라, 2023년 대지진 당시 멜신교회의 구호사역을 통해 도움을 받았던 안디옥의 이재민들입니다. 그분들은 멜신교회 건축 소식을 전해 듣고, 자신들이 받은 위로와 도움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헌금을 보내 주셨습니다. 복음을 아직 고백하지 않은 이들의 손을 통해서도 하나님께서 감사와 나눔의 마음을 일으키셨다는 사실은, 이 교회가 이미 지역 사회 속에서 주님의 사랑을 전하는 

 

통로로 사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조용하지만 깊은 간증이라 생각합니다. 튀르키예 사역자들은 자신들이 사랑하는 이 땅에 예배당이 세워지는 것을 기쁨으로 여기며, 넉넉하지 않은 생활비를 아껴 헌금으로 동참해 주었습니다. 건축헌금에 동참한 멜신교회 교우들의 이름은 적지 않고 멜신교회(Mersin Protestan Kilisesi)라고 적었습니다.  

이처럼 서로 다른 환경과 지역, 서로 다른 삶의 이야기 속에서 드려진 신앙의 고백과 헌신이 멜신교회 건축이라는 한 지점으로 모여, 마치 모자이크처럼 하나님의 크고 아름다운 그림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놀라운 간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작은 명패를 통해,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수많은 이야기들을 통해, 하나님의 이름이 높임을 받으시기를 소망합니다.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세우리 공동체의 멜신 방문 

세우리교회는 안성에 위치한 작은 공동체입니다. 저희에게는 참으로 의미 있는 후원교회 중 하나입니다.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무슬림 사역과 멜신교회를 위해 한결같이 기도하며 후원해 온 귀한 공동체입니다. 담임목사님은 백혈병으로 투병하시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후원을 중단하지 않았고, 온 교우들 역시 세계의 복음화를 위해 한결같이 기도해 왔습니다. 

지난 10월, 넉넉하지 않은 재정 형편 가운데에서도 거의 전 교우가 함께 멜신을 방문했습니다. 무슬림 사회 속에서 복음을 듣고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 살아가고 있는 멜신교회 성도들에게 “당신들은 혼자가 아니다”라는 큰 위로를 전해 주기 위함이었습니다. 함께 예배하고 교제한 그 시간은, 말보다 깊은 헌신으로 전해진 참으로 귀한 방문이었습니다. 

세우리 공동체는 규모는 작으나 믿음이 큰 교회입니다. 많은 교우들이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치열한 현실을 살아가면서 하나님 앞에 자신을 드려 예배하며 그리스도의 제자로 헌신하는 공동체입니다. 세우리교회는 저희 부부에게 사역자로서의 삶의 방향을 다시 확인하게 하고, 늘 도전을 주는 소중한 지역교회입니다. 

이렇게 귀한 시간을 함께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멀리서도 사랑과 기도로 동행해 주신 세우리 교우님들께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인투네트워크 페낭 전략회의  

인투네트워크는 해외선교회 안에서 무슬림 사역에 헌신하는 사역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진행해 온 전략 모임입니다. 2010년부터 격년으로 모여, 무슬림 사역의 실제와 과제를 주제로 깊이 있는 논의를 이어오고 있는 이슬람 선교 전략 회의입니다. 

지난 11월 10일부터 15일까지 말레이시아 페낭에서 56명의 참가자들이 모여, “교회론과 무슬림 사역”이라는 주제로 전략회의를 가졌습니다. 무슬림 선교 현장은 교회 개척이 쉽지 않은 환경이기에, 돌파를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교회에 대한 이해, 곧 교회론이 서로 다르게 적용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번 모임에서는 해외선교회의 관점에서 교회론에 대한 신학적 입장을 점검하는 동시에, 현장의 실제 상황을 함께 나누며 깊이 있는 논의를 진행했습니다. 특히 이슬람의 움마 공동체가 강하게 형성된 사회 속에서,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기독교 공동체를 세우고 복음을 삶으로 살아낼 것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튀르키예 이슬람 움마 공동체와 교회 공동체를 위한 문화적 통찰”이라는 제목으로 발제를 맡았고, 인투네트워크의 대표 코디네이터로 섬겼습니다. 이 모든 과정이 가능하도록 기도와 물질로 후원해 주시고 협력해 주신 여러 교회와 개인 동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함께하는 선교"를 향하여 

저희 부부는 국제총무로서 해외선교회를 섬기는 사역을 계속 감당하고 있습니다. 해외선교회는 2030 비전을 세우고, “함께하는 선교”라는 표어 아래 그동안 사역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고립된 채 사역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협력과 연합을 지향하는 선교적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몸에 밴 사역의 습성으로 인해 불편함이 따르기도 하지만, 지역교회와 현장 사역자, 그리고 정책을 담당하는 본부가 함께 연결되는 이 방향은 앞으로의 선교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중요한 지표라 믿습니다. 

올해 하반기에는 유럽지부와 인도차이나 지부(태국, 미얀마, 라오스) 모임에 참석하여 2030 비전과 해외선교회의 방향성을 나누고 조율하는 역할을 감당했습니다. 지난 몇 년간의 과정을 통해 각 지부장님들의 위치와 역할이 점차 자리 잡아 가고 있음도 감사한 변화로 느껴집니다. 

한편으로는 마음을 무겁게 하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올해에만 다섯 분의 선교사 사모님들의 장례를 치러야 했습니다. 모두 아직 젊은 분들이었기에 그 아픔은 더욱 컸습니다. 오랜 시간 열악한 현장에서 헌신해 오시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는 믿음으로 위로를 얻기도 했으나, 정책을 맡은 입장에서는 사역자 가정에 대한 보다 섬세한 멤버케어의 필요성을 깊이 절감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아쉬움과 깨달음을 마음에 품고, 다가오는 새해에는 사역자들을 위한 더 나은 돌봄과 지원 사역이 실제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함께하는 선교”가 삶과 구조 속에서 구현되는 길이 되도록 계속해서 지혜를 구하며 걸어가고자 합니다. 

 

인도차이나 지부 모임 

11월 24~26일, 방콕에서 각 지역 사역자들이 현장 사역에 대해 보고하고 동역자들과 나눔.  

 

유럽지부 모임 

11월 4~7일, 마드리드에서 국제총무로서 FMB의 방향성과 2030 비전에 대해 나눔. 

 

이렇게 기도해 주세요 

1. 멜신교회의 현지 지도자 주말리와 데메트 부부가 영적으로 더욱 성장하며 지혜롭게 목회할 수 있도록
2. 저희가 국제총무 사역을 건강하게 잘 감당하여 '함께하는 선교' 비전이 각 선교지에서 실제적으로 실행되도록
3. 저희 부부와 자녀들이(공평/수민, 진평) 영적으로 더욱 건강하게 성장하고 말씀의 깊이를 더해가도록